‘과정평가형’ 자격증 취득 증가… 실제 취업 후 직무 활용도 높아
실내건축 등 내년 15개 종목 추가

고등학교 1학년 때 중퇴한 정민우 씨(37)는 10년 넘게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등 단순 업무로 생계를 이어왔다. 하지만 지금 정 씨는 번듯한 건축설계회사에서 일하고 있다. 변변한 기술 하나 없었던 그가 이 회사에 취직할 수 있었던 것은 과정평가형 국가기술자격 제도 덕분이다. 

인터넷을 통해 과정평가형 국가기술자격 제도를 알게 된 정 씨는 지난해 한 사설 컴퓨터 학원에서 실무 중심의 전산응용건축제도기능사 과정을 수강했다. 이후 필기와 실기시험 모두 수월하게 합격해 자격증을 취득한 뒤 취업까지 성공했다. 그는 26일 “과정평가형 자격 제도는 내가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해준 희망의 통로였다”고 말했다. 

정 씨처럼 취업을 목적으로 과정평가형 자격 제도를 통해 각종 기술의 자격증을 얻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. 2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 제도를 도입한 2015년 51명이던 자격 취득자는 2017년 1640명, 지난해 3238명으로 증가했다.

과정평가형 자격 제도는 암기 위주로 평가하는 검정형 자격과 달리 현장 실무 중심의 교육 및 훈련을 이수하면 평가를 거쳐 자격을 부여한다. 만족도도 높다.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과정평가형 자격 취득자 260명을 조사한 결과 180명(69.2%)이 ‘학습 내용이 직무에 도움이 된다’고 응답했다. 

제빵기능사 자격증을 딴 뒤 대전의 유명한 빵집 성심당에서 일하고 있는 김민정 씨(20·여)도 특성화고교에서 과정평가형 자격 제도를 거쳤다. 김 씨는 1년 6개월간 훈련하면서 각 공정마다 실습일지를 작성하고 생산시간표를 짜는 등 현장에 바로 투입돼 일할 수 있도록 기술을 쌓았다. 

고용부 분석 결과 과정평가형 자격 취득자는 검정형 자격 취득자보다 성과도 더 좋다. 지난해 과정평가형 자격 취득자의 취업률은 74%로 검정형 자격 취득자의 45.6%보다 높았다. 월 보수도 과정평가형 취득자 188만3000원, 검정형 취득자 163만6000원이었다. 약 24만 원이 많았다. 과정평가형 취득자의 현 직장 재직 기간도 267.3일로 검정형 취득자(111.2일)보다 2배 이상으로 길었다. 그만큼 실무에 빠르게 적응해 평가가 좋다는 뜻으로 풀이된다.